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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실링 대란 의도된 설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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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2
로스트아크 실링 대란 의도된 설계일까?

에포나 실링 삭제? 공급량은 줄지 않고 이전되었을 뿐

가장 널리 퍼진 오해는 '에포나 보상에서 실링이 삭제되면서 전체 공급량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링이 삭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콘텐츠로 '이전'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3개의 캐릭터로 매일 로팡 에포나를 완료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실링은 주간 약 70만 실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즌 3에서 새롭게 개편된 '낙원의 증명' 콘텐츠는 한 시즌(16주) 동안 보상을 모두 획득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간 평균 약 69만 실링을 제공합니다. 수치상으로 거의 동일한 금액이 에포나에서 낙원의 증명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오히려 매일 여러 캐릭터로 꾸준히 로팡을 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주 1회만 플레이하면 되는 낙원의 증명 덕분에 실링 공급량이 이전보다 늘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변화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닙니다. 발키리와 같이 특정 클래스는 낙원의 증명 콘텐츠를 플레이하기 어려워하며, 랭킹 경쟁을 위해 입장권을 실링으로 구매하는 유저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실링 수급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핵심은 에포나의 실링이 단순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총량이 낙원의 증명으로 이관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실링 대란의 원인을 공급 감소에서 찾는 것은 정확한 진단이 아닙니다.


진짜 범인은 '재련 비용', 수입 증가를 압도하다

실링 부족의 진짜 원인은 공급 감소가 아닌 '소모량의 폭발적인 증가'에 있습니다. 시즌 2(3티어)와 시즌 3(4티어)의 실링 수입과 지출을 비교해 보면 이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수입: 1.4배의 완만한 증가
먼저 수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4티어 캐릭터는 카오스 던전, 큐브 등을 통해 주간 약 265만 실링을 법니다. 이는 3티어 캐릭터의 주간 수입 약 189만 실링보다 76만 실링, 약 1.4배 많은 금액입니다. 분명 수입은 증가했습니다.


첫 번째 타격 (일반 재련): 2.4배로 폭증한 비용

하지만 소모량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무기와 방어구를 24강에서 25강으로 올리는 데 필요한 평균 비용을 비교하면, 3티어는 약 1,132만 실링이 필요했지만 4티어는 무려 2,744만 실링이 필요합니다. 수입은 1.4배 늘어난 반면, 재련 비용은 2.4배나 폭증한 것입니다. 이 차이를 메우려면, 4티어 캐릭터는 오직 24강에서 25강으로 가는 단 한 단계의 추가 실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3티어 때보다 약 4.4주를 더 파밍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넉아웃 펀치 (상급 재련): 완전히 새로운 거대 소모처

재련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우리에겐 '상급 재련'이라는 거대한 벽이 남아있습니다. 시즌 2 대부분의 기간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상급 재련은 시즌 3에 들어 완전히 새로운 실링 소모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기와 방어구 5부위를 상급 재련 20단계에서 40단계까지 올리는 데에만 약 4,500만 실링이 추가로 소모됩니다.


결과적으로, 장비를 20강에서 25강까지 성장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일반 재련과 상급 재련 비용을 합쳐 약 9,000만 실링에 육박합니다. 이 막대한 비용을 오로지 주간 콘텐츠 수입으로 감당하려면 3티어 시절보다 무려 32주나 더 많은 파밍 기간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여기에는 재련 시도 비용 외에 '성장'에 들어가는 실링은 제외되었는데, 이 성장 비용 역시 3티어보다 4티어에서 소폭 증가했습니다.


사소한 위안 (보석): 미미한 비용 감소

물론 줄어든 비용도 있습니다. 보석 효과 변환 비용입니다. 11개의 보석을 모두 원하는 옵션으로 맞추는 데 드는 비용이 3티어(10레벨 신멸홍) 약 1,410만 실링에서 4티어(10레벨 작) 약 1,269만 실링으로 약 140만 실링 정도 소폭 감소했습니다. 또한 '광위'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링 소모 없이 무료로 변경할 수 있지만, 대신 보석이 캐릭터에 귀속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론은 명확합니다. 광위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보석 비용 약 1,200만 실링을 아낀다 해도, 재련에서 새롭게 추가된 9,000만 실링의 부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즌 3의 실링 부담이 '어마무시하게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스마일게이트의 진짜 의도는? 세 가지 유력한 가설

개발사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몇 가지 유력한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1. 단순 데이터 기반의 경제 조정
스마일게이트가 서버 전체에 쌓인 실링 보유량이라는 표면적인 데이터만 보고, 그 이면에 있는 유저 경험은 깊이 고려하지 않은 채 실링 소모처를 늘리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입니다. 과거에도 혼돈의 돌 소모량이 늘었다며 섣불리 패치를 단행하거나, 서버 전체 대항의 조화 보유량만 보고 10만 개를 요구하는 퀘스트를 내놓는 등, 데이터의 표면만 보고 행동에 옮긴 전례가 많기에 충분히 가능한 가설입니다.


2. 골드 가치 방어를 위한 소모처
실링 부족을 유도해 유저들이 골드를 실링으로 바꾸도록 장려하는 것입니다. 로스트아크 내에서는 NPC를 통해 골드를 1:100 비율로 실링과 교환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이 실링을 얻기 위해 골드를 사용하게 만들면, 게임 경제에서 과잉 공급된 골드를 회수하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골드 가치를 방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3. 새로운 수익 모델(BM)로의 전환
실링을 유료 재화, 즉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로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실링 압박이 커질수록, 특히 여유 실링이 없는 신규/복귀 유저들은 캐시샵에서 판매하는 실링 상품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를 통해 실링이 게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